본문 바로가기
경제

[OPEN AI vs 일론머스크] 1편: "인류를 위한 AI는 죽었다" – 일론 머스크의 선전포고

by Legal Invester 2026. 5. 20.

2015년, 실리콘밸리의 내로라하는 거물들이 모여 하나의 숭고한 선언을 발표합니다. "재무적 수익에 얽매이지 않고, 인류 전체에게 가장 큰 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인공지능(AI)을 발전시키겠다."

 

하지만 그로부터 약 9년이 흐른 지금, 이 아름다웠던 약속은 수십조 원의 가치가 얽힌 진흙탕 법정 공방으로 변질되었습니다.

 

도대체 일론 머스크와 샘 올트먼 사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오늘부터 4편에 걸쳐 이 세기의 소송전을 깊이 있게, 그리고 법리적 관점에서 날카롭게 파헤쳐 보겠습니다.

 

 

1. 2015년의 아름다운 약속: '설립 협약(Founding Agreement)'

이야기는 2015년 12월,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소 OpenAI가 출범하던 시기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일론 머스크는 샘 올트먼, 그렉 브록먼 등과 함께 이 단체를 공동 설립하며 막대한 초기 자금을 댔습니다.

 

이들이 내세운 핵심 철학은 명확했습니다.

 

특정 기업이 범용 인공지능(AGI)을 독점하면 인류에게 재앙이 될 수 있으니, 구글(Google)과 같은 거대 빅테크에 대항할 수 있는 '오픈소스 기반의 비영리 연구소'를 만들자는 것이었죠.

 

이는 당시 발표된 OpenAI의 초기 설립 선언문(Introducing OpenAI)에도 "수익을 창출할 필요가 없는 비영리 단체"라는 문구로 명확히 박혀 있습니다.

머스크는 당시 합의된 이 철학과 원칙들을 묶어 '설립 협약(Founding Agreement)'이라고 명명했습니다.

 

2. 2024년 2월, 샌프란시스코에 날아든 소장

시간이 흘러 OpenAI는 챗GPT(ChatGPT)를 대성공시키며 세계 최고의 AI 기업으로 우뚝 섰습니다.

 

하지만 그사이 머스크는 이사회와의 갈등으로 회사를 떠났고,

OpenAI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받으며 '영리 자회사'를 신설하는 등 노선을 크게 변경했습니다.

 

결국 폭발한 머스크는 2024년 2월 29일, 샌프란시스코 고등법원에 OpenAI와 샘 올트먼을 상대로 전격적인 소송을 제기합니다.

 

소장의 핵심 요지는 간단하고도 파괴적이었습니다.

 

"OpenAI는 인류를 위한다는 초심을 버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영리적 자회사(de facto subsidiary)로 전락했다."

 

머스크 측이 법원에 제출한 46페이지 분량의 소장 원문(PDF)을 보면, 그가 얼마나 치밀하게 법적 공세를 준비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3. 치열한 법리적 쟁점: 계약 위반과 신의칙

이 첫 번째 소송에서 머스크 변호인단이 파고든 핵심 법적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 첫째, 계약 위반 (Breach of Contract): 머스크는 최신 AI 모델인 GPT-4가 이전 버전들과 달리 코드를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는 '폐쇄형(Closed)' 모델로 출시된 점, 그리고 MS에게만 독점적 라이선스를 부여한 점이 명백한 '설립 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AGI를 오픈소스로 공유하겠다는 약속을 깨고 특정 기업의 이익만을 대변했다는 것입니다.

 

  • 둘째, 신의성실의 의무 위반 (Breach of Fiduciary Duty): 미국 회사법에서 비영리 단체의 이사진은 주주가 아닌 '대중(Public)'에게 충실해야 할 의무를 지닙니다. 머스크는 샘 올트먼 등 경영진이 비영리 단체의 자산과 기술력을 이용해 개인과 MS의 영리를 추구함으로써, 기부자(머스크 본인 포함)와 대중을 배신했다고 지적했습니다.

 

4. 명분은 머스크에게 기우는 듯했으나...

 

머스크의 공격은 날카로웠습니다.

 

대중 역시 "Open(열린)"이라는 이름을 쓰면서 기술을 꼭꼭 숨기고 천문학적인 돈을 긁어모으는 OpenAI의 행보에 의구심을 품고 있던 터라, 머스크의 명분에 힘이 실리는 듯했습니다.

 

법리적으로도 비영리 법인의 자산 유용 문제는 미국 법원이 매우 엄격하게 들여다보는 사안이었죠.

 

하지만,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 샘 올트먼과 OpenAI가 아니었습니다. 궁지에 몰린 듯했던 OpenAI는 불과 며칠 뒤,

 

머스크의 모든 주장을 단숨에 무력화시킬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을 전격 공개하며 여론전을 뒤집어 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