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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OPEN AI vs 일론머스크] 2편: 폭로된 이메일과 무너진 명분 – OpenAI의 불화살

by Legal Invester 2026. 5. 21.

2024년 2월, 일론 머스크가 "OpenAI는 초심을 잃고 영리주의에 빠졌다"며 소장을 접수하자 실리콘밸리는 머스크의 '정의로운 일침'에 술렁였습니다. 오픈소스와 비영리라는 도덕적 명분은 분명 머스크의 손을 들어주는 듯했죠.

 

하지만 샘 올트먼과 OpenAI의 공동 창립자들은 당황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법정이 아닌, 자신들의 공식 블로그를 무대로 삼아 머스크의 주장을 뿌리째 흔들어버릴 '스모킹 건(Smoking Gun)'을 투하했습니다.

 

소송 제기 후 불과 닷새 만인 2024년 3월 5일, OpenAI는 OpenAI와 일론 머스크(OpenAI and Elon Musk)라는 제목의 글과 함께, 과거 머스크가 그들과 주고받았던 사적 이메일 전문을 전격 공개했습니다.

 

이 이메일들은 머스크의 현재 주장과 완벽히 정면 배치되는 기록들이었습니다.

 

2026.05.19 - [경제] - [OPEN AI vs 일론머스크] 1편: "인류를 위한 AI는 죽었다" – 일론 머스크의 선전포고

 

 

1. 폭로 내용 ①: "1억 달러? 한심해 보이니까 10억 달러로 가자"

머스크는 소장에서 OpenAI가 초기를 지나며 거대 자본(MS)의 노예가 되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하지만 공개된 2015년 이메일에서, 초기 자금 조달 계획을 세우던 샘 올트먼과 그렉 브록먼이 "1억 달러(약 1,300억 원) 정도로 시작하자"고 제안하자 머스크는 이를 거절하며 이렇게 보냈습니다.

 

 

"We need to go with a much bigger number than $100M to avoid sounding hopeless... I think we should say that we are starting with a $1B funding commitment... I will cover whatever anyone else doesn't provide.
"한심해 보이지 않으려면(hopeless) 1억 달러(약 1,300억 원)보다 훨씬 더 큰 금액으로 가야 합니다... 내 생각에 우리는 10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의 자금 조달 약속으로 시작한다고 발표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들이 채우지 못하는 금액은 내가 전부 감당하겠습니다."

머스크 본인 역시 인공지능 개발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거대 자본이 필수적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오히려 영리 기업 수준의 공격적인 자금 조달을 주도했던 셈입니다.

 

(실제 OpenAI의 발표에 따르면 머스크가 기부한 금액은 4,500만 달러 미만이었고, 나머지 9,000만 달러 이상은 다른 기부자들에게서 모금되었습니다.)

 

2. 폭로 내용 ②: "테슬라를 OpenAI의 캐시카우로 삼아라"

가장 치명적인 폭로는 2017~2018년, OpenAI가 비영리 구조의 한계를 느끼고 영리 법인 전환을 논의하던 시기의 이메일이었습니다.

 

당시 머스크는 OpenAI의 지분 과반(Majority equity)과 초기 이사회 통제권, 그리고 스스로 CEO 자리에 앉을 것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올트먼을 비롯한 창립 멤버들은 "특정 한 개인이 OpenAI를 절대적으로 통제하는 것은 비영리 미션에 어긋난다"며 거절했죠.

 

협상이 틀어지자 2018년 2월, 머스크는 OpenAI를 아예 테슬라(Tesla)에 합병시키라는 제안을 담은 이메일을 포워딩하며 다음과 같이 코멘트했습니다.

 

"OpenAI today is burning cash... The most promising option... would be for OpenAI to attach to Tesla as its cash cow... Tesla is the only path that could even hope to hold a candle to Google."

"현재 OpenAI는 현금을 태우고 있습니다(적자 상태입니다)... 가장 유망한 옵션은 OpenAI를 테슬라에 종속시켜 테슬라를 확실한 자금줄(Cash cow)로 삼는 것입니다... 테슬라만이 구글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즉, OpenAI의 영리화를 먼저 추진하고, 회사를 통째로 삼켜 독점적인 통제권을 가지려 했던 인물이 다름 아닌 머스크 자신이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난 순간이었습니다.

 

3. 폭로 내용 ③: "오픈소스 안 해도 괜찮아" (Yup)

머스크 소송의 가장 큰 명분은 "왜 챗GPT의 소스코드를 완전히 공개(Open)하지 않느냐"였습니다. 하지만 2016년, 최고과학자 일리야 수츠케버가 머스크에게 보낸 이메일은 이 공격의 칼날마저 부러뜨렸습니다. 수츠케버는 이렇게 썼습니다.

 

"AGI(범용인공지능)에 가까워질수록, 기술을 모두와 공유하지 않는 것이 타당합니다. OpenAI의 'Open'은 인공지능이 구축된 후 그 혜택을 세상이 누려야 한다는 뜻이지, 과학적 기술(소스코드)을 모두 공유해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메일에 대한 일론 머스크의 답장은 단 한 마디였습니다. "Yup(맞아)."

 

현재 머스크가 제기하는 폐쇄성 비판을 과거의 머스크가 직접 반박해 버리는 모순적인 상황이 연출된 것입니다.

 

4. OpenAI의 법리적 방어: '금반언의 원칙(Estoppel)'

OpenAI가 이메일을 전격 공개한 것은 단순한 여론전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철저히 계산된 법적 방어 전략이었죠. 영미법에는 '금반언의 원칙(Estoppel)'이라는 중요한 신의칙 원칙이 있습니다.

 

"자신의 과거 언행과 모순되는 새로운 주장을 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는 법리입니다.

 

OpenAI의 변호인단은 법원에 다음과 같은 논리를 제출한 것과 다름없었습니다.

"원고(머스크)는 본인도 영리화를 주장했고, 독점 통제권을 요구했으며, 기술 비공개에 동의해 놓고 이제 와서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신의칙에 반하는 악의적 소송(Bad faith lawsuit)이므로 각하되어야 한다."


5. 명분의 붕괴, 그리고 돌연한 소 취하

과거 자신의 목소리가 담긴 이메일 폭탄을 맞은 머스크는 급격히 코너에 몰렸습니다. "대중을 위해 싸우는 영웅"이라는 명분은 퇴색되었고, 실리콘밸리에서는 "자신이 갖지 못한 성공에 대한 시기심(Sour grapes) 때문에 떼를 쓰는 것"이라는 냉소적인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결국 법원의 본격적인 첫 판단을 앞둔 2024년 6월 11일, 일론 머스크는 아무런 해명도 없이 돌연 소송을 자진 취하합니다.

 

이렇게 실리콘밸리를 흔들었던 거대한 전쟁은 샘 올트먼의 완벽한 KO 승으로 끝나는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는 진짜 거대한 전쟁의 막을 올리기 위한 머스크의 '소리 없는 작전 타임'이었을 뿐입니다.

 

불과 두 달 뒤, 머스크는 마이크로소프트(MS)라는 진짜 거인을 피고석에 추가하며, 상상을 초월하는 판돈을 걸고 연방법원의 문을 두드립니다.